손가락에 습진이 생겨 반지를 뺐더니 이제는 손목으로 왔다.
손목에 한포진같이 뾰루지가 하나씩 올라오더니 갑자기 열 개가 넘게 번졌다.
처음엔 팔찌가 문젠 줄 알았으나 결론적으로 애플워치가 원인이라는 걸 밝혀냈다.
포진이 나을 성 싶으면 차고, 심해지면 벗고를 반복했더니, 도저히 낫지 않아서, 과감히 뺐다.
반대 손목에 차면 되는 거 아니냐 하겠지만.
어릴 때부터 아토피며 뭐며 피부병을 오래 앓아온 사람으로서.
깨끗한 손목까지 희생할 수는 없다.
피부병은 한번 생기면 언제 나을지 모르므로.
그렇게 한 일주일 지났나.
원래도 휴대폰 연락을 잘 확인하는 편이 아닌데 더더욱 놓치고 있다.
사업을 한다는 사람이 연락 확인을 못한다는 게 말이 되냐.
그래서 내가 내 손으로 내 손목에 족쇄를 채운 거다.
애플워치가 그동안 나의 모자란 부분을 채워주고 있었는데.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는 동시에 포진 탓을 하며 홀가분한 날들을 보냈다.
그렇지만 아직 족쇄를 벗어던지기엔 섣부르므로,
포진도 거의 다 나아가니,
다시 손목에 애플워치를 채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