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1월 01일

25년 만에 이해하게 된 말

By In DAILY

스페인에서 엄마에게 줄 올리브유와 동생에게 줄 메시 유니폼을 사왔다.
경주에 내려갈 때 꼭 챙겨야지 하며 몇 번을 되뇌었는지 모른다.
유니폼은 담아놨고 올리브유는 눈에 보이는 곳에 있으니 놓고 갈 일은 없겠다 자신했다.
그리고 꼴랑 노트북만 챙겨 내려갔다.

6살이었나 7살이었나.. 이가 처음 흔들렸다.
어린 인생에 그보다 더한 공포는 없었다.
너무 무서운 나머지 이를 뽑기 전 엄마에게 물어봤다.
엄마도 이를 처음 뺄 때 많이 무서웠는지.
돌아온 대답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였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무서운 경험이 기억이 안 날 리가 없기 때문이다.
엄마가 내가 겁에 질릴까 봐 경험을 공유해 주지 않거나 대답해 주기 귀찮아서 말을 안 해준다고 생각했다.
왜 기억이 안 나냐고 되물었더니 어른이 되면 어린 시절의 기억이 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말도 안 돼.
어른은 어린이보다 훨씬 똑똑한데 기억을 못 할 리가 없다.
그러고는 심술이나서 나는 내 딸이 처음 이를 뽑을 때 엄마는 얼마나 무서웠냐고 물어보면 엄-청 무서웠다고 대답해 줄 거라고 다짐했다.
다른 이가 흔들릴때마다 그리고 인상적인 추억이 쌓일때마다 이렇게 기억이 선명한데 어떻게 기억이 안날 수가 있지?
분명 엄마는 내 질문이 귀찮았던거야라고 생각했다.

지금의 나?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어린 시절은 무슨.
기억해야만 하는 것들도 잊어버리는 마당에.
문득 그때 기억이 나서 혼자 깔깔거리면서 웃었다.
어른이 되어보니 어른은 바보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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