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22일

방생 고기

By In DAILY

문무대왕릉 앞 파도가 인상 깊었나 보다.
내내 그 바다를 떠올리고 있다.
거긴 한국에서 가장 영기가 센 곳이라 바로 앞 노포 횟집들은 굿판을 벌일 수 있는 손바닥만 한 공간들을 대여해 주고 있다.
당연히 방생 고기도 판다.

방생 고기는 쉽게 말하면 덕 쌓는 치트키다.
살생을 방지한 셈이니까.
이걸 알게 된 건 15년 전의 일이다.
우리 커피숍에 종종 놀러 오던 독특한 언니가 한 명 있었다.
그 언니는 나를 가만히 앉혀두고 많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겨우 열아홉 먹은 내가 무얼 알아들을 거라 기대했던 건지, 아니면 갖고 있던 이야기가 너무 많아 쏟아내야 했는지는 모르겠다.

살다가 견딜 수 없게 힘든 일이 생기면 미꾸라지 한 바가지를 사서 개울에다 풀어주라고 했다.
당시에도 너무 힘들어 미꾸라지 한트럭을 방생 시킬까 했지만 괜히 마지막 보루로 갖고 있어야만 할 것 같았다.
소원권을 허투루 쓰고 싶지 않았다.
그만큼 힘들지 않았다는 말일 수도 있고 힘듦을 버틸 수 있게 해준 걸 수도 있고.

횟집마다 붙어있는 ‘방생 고기 팝니다’ 팻말을 보며 또다시 그 시절을 생각했다.

Written by hershey

안녕하세요 걀걀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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