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랑 대화할 때, 가장 답답한 부분이 방어적으로 말할 때다.
이건 정말 한국인 종특이다.
행여라도 틀릴까 봐 하고자 하는 말보다 훨씬 더 긴 부연을 덧붙이고,
결국 틀리면 무슨 죽은 죄를 지은 양 긴 변명을 늘어놓는다.
그렇다 보니 상대가 말을 덜 쏟아내게 하려면 우쭈쭈 해줘야 하고,
그렇게 우쭈쭈 해주고 나면 진이 빠진다.
이런 대화 패턴은 어떤 걸 좋아하냐 와 같은 답이 없는 질문에서까지 나를 괴롭힌다.
그냥 대충 요즘 빠져있는 것들에 대해서 말하고 치우면 되지.
미래에 안 좋아하게 될 것까지 고려하는 건지.
이걸 좋아한다고 했다가 어떤 편견이 생길까 두려운 건지.
여튼 말 앞에 꼭 한마디가 붙는다.
“이걸 좋아한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자기가 모르면 누가 아냐.
최근 유퀴즈에 나온 문근영 배우의 인터뷰를 보다 머리를 한대 딩 맞았다.
어린 시절 본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실수를 많이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는 거다.
이걸 깨닫게 된 계기가 있는데, 아주 사소한 실수를 했는데 눈물이 났다고 했다.
울 일이 아닌데 왜 울지 되돌아보니, 실수에 대한 대처 방법이 학습되어 있지 않았다는 걸 알았댔다.
어릴 때 많이 실수도 해보고 부딪혀도 보고 도전도 하면서 실수에 대한 면역을 기르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비단 그녀뿐 아니라 어쩌면 한국 전체가 바른 어린이로만 커야 한다는 강박 속에 길러졌기 때문일 텐데,
내가 한국인 종특이라며 싸잡고 귀찮아하는 마음이 무척이나 잘못이라는 걸 깨달았다.
나의 마음이 새어 나와, 바른 어린이들이 더 기가 죽고, 벽을 높게 쌓는 데에 일조한 것이었다.
마음을 동그랗게 만들어야겠다고 반성했다.